핸드폰
휴대용 송진
돌고래 모양의 키링
보유 아이템
빛 아래에서 보면 더욱 투명하게 보이는 흰 피부. 그 사이로 선명한 시선을 던지는, 심해를 담은 듯한 푸른 눈이 빛나고 있었다. 태양빛을 받으면 밝게 변하기도, 심해처럼 어둡게 변하기도 한다. 고양이 마냥 살짝 올라간 눈매는 안 그래도 험악한 인상에 날카로움을 더했지만, 진한 눈썹이 그의 굳건함을 나타내듯, 그 날카로움을 무디게 만들었다. 그 위로, 가지런한 이마를 뒤덮는 연한 회색의 머리는 밝은 곳에선, 은은한 푸른색을 띄기도 했다. 굽이 진 머리는 비가 오면 더더욱 굽슬거렸다. 첫 인상은 딱딱함. 일 자로 굳게 닫힌 임매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거칠지, 풍기는 분위기 또한 한 몫 했다. 물론, 잇몸이 드러나도록 웃어보이면 그 분위기는 역변했다.
악기를 다루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자신을 받쳐줄 체력이 가장 필수적이고, 중요한 부분이었다. 덕분에 옷 아래 감춰진 그의 몸은 단단하고, 섬세한 근육들로 비율좋게 짜여 있었다. 키와 체격에 비해 선이 가느다란 부분도 없지않아 있지만, 때문인지 민첩해 보이기도 했다.
덤벙거리거나, 단정치 못 할 것 같으면서도, 의외의 모습을 보이고는 했다. 흐트러지거나 삐뚤어지기는 했어도 챙겨 입어야 할 것은 모두 챙겨입는 편. 불편하다는 명목하에 단추 두어개를 풀어헤치고 다녔다. 겨울에도 마찬가지. 교복 셔츠 안에는 검은색의 반팔 티셔츠를 하나 더 착용했다. 발목이 살짝 보이는 교복 바지 아래로는 낡아빠져 조금은 헤진, 하얀색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가 세 개 그려져 있는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었다.
<변덕스러운>
친절하기도 하며, 반면에 자기중심적이기도 한 그를 이해하기엔 어렵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의미로 말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어떤 때에는 냉정하게도 보이는, 조금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직설적인 말투도. 제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 그리고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제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있는 그 직설적인 어투가 가끔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 어떤 때엔, 그 상처를 보듬어주는 다정한 말로 변덕이 오간다고 할 수 있으려나. 어떻게 보면 자신의 감정에 따라 기분이 달라진다, 할 수 있겠지. 타인의 아픔이나 기쁨에 공감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기에 솔직하게 답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상처가 될 수도, 좋은 조언이 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었다. 보통은 전자 쪽이 많았지만. 그렇지만, 그렇게 그를 나쁘게 정의 내리기엔 모호한 것이 그의 행동은 종잡을 수 없었다. 그 애매함 속에서도 남자는 명확하고, 단호했다.
<능청스러운>
남자는 능청스러웠다. 잘못을 저질러도 웃음으로 넘어가길 잘했다. 조용하고 얌전한 편이 아닌지라 그의 곁에는 늘 활기가 가득했다. 그와 있으면 분위기도 달라지는 듯했지. 그렇다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분위기를 못 읽는 것도, 그사이에 깃든 감정도 못 읽는 것은 아니다. 그저, 어둡고 흐린 감정이 싫은 것뿐. 그래서 남자는 타인을 살피고, 살폈다. 그리고 그것은 상대를 어떻게 하면 만족하게 할 수 있을지의 계산적인 능청맞음이라 더러는 부르기도 했다. 그와 아주 오랫동안 알아온 사람들은 고개를 그저 저을 뿐이었다. 남자는 천성이 다정했다. 비록 그 다정함이 비뚤어지기는 했으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한 장미꽃의 가시 같은 것이었다. 톡톡, 두어 번 어깨를 두드렸다. 그것은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위로였고, 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었으며, 그의 입은 호선을 긋는다. 그 순한 인상이 마치 노을 아래, 푸른 밭과도 같더라. 나중에 네게 어울리는 노래를 들려주도록 할게. 그렇게 천천히 다가가, 장난 비슷한 것을 친다면 제 눈에, 제 마음에 들었다는 뜻이겠지. 하루종일 비구름만 그리고 있지만 말고, 임마.
<현실적인>
절망하고, 그 절망을 벗어나 희망으로 한 걸음 내디뎠음에도, 물질주의인 것은 여전하다. 보이지 않는 계급 차이는 권력으로 인해 나타났다. 돈, 재물. 남자는 자신의 재능을 누군가를 위해 사용할 마음은 쥐꼬리만큼은 없었다. 그 시간과 체력을 소모하는 일이니만큼, 그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그는 계산에 능했고, 현실에 민감했다. 이상이 아니라 시간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현실을 살았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거래를 기반으로 한 신뢰는 딱딱한 형식 같은 것에 불과했지만, 그만큼 거짓은 없다. 그는 그저 돈을 좋아 하는 것이 아니다. 물질주의로 보일 수도 있는 그의 성격은, 지극히 현실적이었을 뿐이었다. 꿈은 없냐는 그 질문에 그는 그저 고개를 기울인다. 허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 보단, 내 위치를 알고 지금의 길을 걸어가야지. 내리감은 두 눈은 웃는 것만 같았다.
<가벼운, 예민한>
답은 없어. 결국, 선택은 자기 자신이 하는거니까. 때로는 도와달라고 해도, 그 선택에서 도망치는 것도 네게 있어선 답이 될 수도 있겠지. 무리하지 말라는 뜻이야. 남자는 한량마냥, 한없이 여유롭지 않았던가. 그런 모습을 보였던 그는 어떤 일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본연의 날카로움을 보이고는 했다. 행동이라던지, 말투라던지가 가벼운 것과는 다른 면모였다. 그 예민함은 천성이기도 했으며, 자라나며 느꼈던 부조리함의 결과물이었기도 했다. 그것은 누군가에겐 칼이 될 수도 또는 누군가를 포옹하는 것이기도 하겠지. 남자에겐 배려란 없었다. 그러나, 누군가를 살펴보고, 예민한 감각에 의한 눈치 뿐으로 판단하고는 했다. 그 행동은 간혹 의도치 않은 다정함이라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일반적인' 다정한 것과는 다르게 그의 다정함엔 선이 그어져 있었다. 타인은 타인일 뿐, 그는 그리 유한 성격은 아니었다.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는것 뿐이야. 예의는 사람 된 도리잖아. 나는 그렇게 따뜻한 사람이 아니라서, 네가 원하는 것을 줄 수는 없을 것 같아. 그렇게, 일방적으로 선을 긋고는 했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상처를 주게 될 수도 있으니까.
<오기>
창작하는 예술인 답게 창조력이 풍부하다. 현실적인 것과는 다르게 상상력이 서 일각 본인에게도 존재한다는 뜻이다. 사람 대하는 것과 현실을 마주보는 것에 있어 무서울 게 없는 자신이었으나, 의외로 아무것도 아닌 것에 되려 겁을 먹을 정도로 새가슴인 편이다. 세상에 귀신이 어디있냐. 그것보다 제일 무서운게 사람이야, 사람. 흘려들었던 것이지만, 소문으로 들은 바로는 괴담 비슷한 것들이 적힌 쪽지가 발견되었다며, 반 친구들이 말하는 것을 들은 서 일각은 코웃음을 쳤다. 소름이 끼치긴 했어도, 제 자존심이 먼저였다. 그런게 진짜 실존하면 내가 매점빵 쏜다. 오기 하나는 꽤 강했다. 그것은 곧 정신력과도 직결되어 있었다.
<서 일각>
0-1. 5월 21일, 여름 향기가 천천히 찾아오기 시작하는 어느 날.
0-2. 담홍색 참제비고깔, 그 뜻은 자유.
0-3. 쌍둥이자리.
0-4. RH+ B형.
<가족>
1-1.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두 살 터울의 동생과 서일각, 본인. 현재는 한 부모 가정.
1-2. 어머니는 음악을 하신 분이셨다. 어린 서일각에게 첼로를 가르친 선생님이기도 한. 서 일각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사람.
1-3. 아버지는 현재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하더라.
1-4. 두 살 터울의 동생은 약한 체질 탓인지 자주 병원 신세를 지고는 했다. 현재, 병원에 입원 중.
<첼로>
2-1. 어릴 때 부터 곁에 두고 한 첼로였던 지라, 실력은 상위권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
2-2. 전공. 취미라고 한다면, 취미라고 할 수도 있었으나, 그러기엔 너무나도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첼로는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이자, 꿈이다. 더 큰 무대로 나가고 싶은 욕심은 존재한다. 하지만, 기약없는 이상은 그저 이상일 뿐이다. 남자는 꿈을 이루고자 하는 목표보다는, 현실에 굴복했으나 결국은 첼로를 놓지 못했다. 마지막 발악으로 사립 나현 고등학교에 죽기살기로 입학했다.
2-3. 입학하기 위해 보았던 오디션에서 자신이 직접 작곡한 곡으로 첼로를 연주했었다. 기교도 기교였거니와, 고등학생이 가지고 있을 만한 감정선이 아니었다.
<동아리>
3-1. 전공에 맞게 동아리도 음악 관련된 부. 영화감상 부와 음악 부에서 꽤 고민을 많이 했다고.
3-2. 합주하게 되는 경우엔 지적을 많이 많는 편이다. 솔리스트가 아닌 이상은, 부원들 연주에 맞춰.
<호불호>
4-1. 좋고 싫음이 명확해 굉장히 확실한 호불호의 표현을 가졌다.
4-2. 아침식사 대신에 마시는 것으로 매일 즐겨마시는 듯 하는 바나나 우유. 가방에 한두 개씩 쟁여둘 정도. 점심엔 딸기우유, 저녁엔 초코우유. 악기를 다루는 것은 꽤나 많은 체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운동 또한 좋아했으며, 점심시간 사이에 존재하는 자유시간에 다른 학생들과 즐기고는 했다. 농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딱히 해야 할 일이 없다면, 스포츠 방송을 통해 농구경기나 야구경기를 관람하고는 했다. 그 외 항상 챙겨보는 영화도 존재한다. 제일 좋아하는 장르는 액션.
4-3. 싫어하는 것 또한 그리 많지 않았다. 아이는 향수냄새를 극도로 싫어했다. 은은하게 풍기는 향기는 참을만 했으나, 느껴지는 메쓰꺼움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코가 민감한 탓인지, 조금이라도 심하다 싶으면 코를 훌쩍이고는 했다. 두번 째로 생선을 기피하는 편이었다. 편식은 안 하는 편이지만, 생선만큼은 잘 먹질 않았다. 이유는 정말 사소하기 짝이없다. 뼈를 발라 먹기 귀찮은 것도 있지만 생선 눈과 마주치는게 제일 싫다고. 마지막으로는 색. 그림을 보는 것, 등등 색에 관련된 대화를 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했다. 그래서인지 흑백, 무채색을 더 고집하는 것일지도.
<특징>
5-1. 남자는 건강빼면 시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건강했다. 어떻게 보면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닌, 체육을 주 전공으로 하는 사람처럼 보일 정도로.
5-2. 흔히 색맹 또는, 색약이라 불리우는 색각 이상은 시력의 이상으로 인해 색상을 정상적으로 구분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그리고, 남자는 그러한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육안으로 보이는 상처로는 손가락 사이사이에 가득 들어찬 굳은 살과, 흉터들.
5-3. 목소리 음은 단조로우며, 낮은 저음. 쾌활하게 울려퍼지는 듣기 좋은 목소리. 그러나 말투는 살짝 거친 편.
5-4. 잠이 부족한 듯한, 퀭한 눈가.
5-5. 존댓말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말투. 하지 않는다는 것 보단, 어색하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그 부족한 부분을 재량껏 감추었다.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 없는. 자신과 비슷한 나이, 또는 그 아래의 사람에겐 너, 라는 호칭이나 이름을 부르며, 연상의 사람들에겐 누나, 형, 선배 등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호칭으로 부르곤 했다. 하물며 교사에게 조차 허물감 없는, 마치 이웃집 아저씨 같은 느낌으로 부르는 것이 허다한 것을. 좋게 포장하자면 사회성이 뛰어나다는 것이겠지.
<취미/습관>
6-1. 첼로와 별개로 작곡은 취미로, 본격적으로 천천히 배우고 있는 중이다.
6-2. 아르바이트를 위해 가는 길, 마주치는 길 고양이가 몇 마리 있다. 그 고양이들과 잠시 놀아주는 것이 어느 샌가 습관이 되어 있었다. 그 습관은, 곧 그의 하루 일과 중 일부였다.
6-3. 가끔, 멍하니 장난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고양이 장난감으로 보이는 깃털로 반 친구를 놀아준다거나. 그 친구의 반응을 즐기는 것이 괴팍하다면 괴팍한 취미.
6-4. 게임이나 내기를 가끔 반 친구들과 취미 삼아 했었으나, 운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닌지라, 매번 벌칙 당첨은 서 일각 본인이었다.
6-5. 클래식의 악보 일부분을 흥얼거리는 버릇이라고 해야할까. 기분이 좋지 않을 때마다 흥얼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6-6. 필기하는 습관 덕분인지, 그 날 있었던 일들을 자신의 노트에 기록하고는 했다. 그런 것들에서 영감을 얻는다나, 뭐라나.
<ETC>
7-1. 고등학생이지만, 현재 통장의 사정때문에 이런저런 일을 하며 돈을 모으는 중이라더라. 장학금을 노린다고는 해도, 이곳은 약육강식, 정글같은 곳.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했던가. 그런 류의 인간들이 득실거리는 곳이다.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전전하며 돈을 모으는 수 밖에. 그래서 부분 장학금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학업에도 열중하고 있다. 학교 내 시설 매점과 더불어 외부에서도 일을 하며 악착같이 돈을 저축한다고 하더라. 할 수 있는 것이 첼로 켜는 것 밖에 없기에 연주가 가능한 레스토랑에서 짧게나마 일을 하고 온다고. 그래서인지 통금시간을 자주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외박신청서를 하도 많이 써야지. 초반엔 제재를 몇 번 받기는 했었더랬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감에게 되지도 않는 애교 부려가며 '타당한' 이유를 제시하기에 별 탈 없이 넘어가고는 했다. 그 이유를 사감은 이젠 아주 잘 알고 있었다.
7-2.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무표정으로 있으면 무서워보인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기에 기본 페이스가 살짝 웃는 얼굴. 영업용 미소라 하지. 친구들에게 선보였다가 비웃음만 된통 당했다. 진심으로 웃을 때엔 눈이 접혀 호선을 그린 채로 이를 환히 드러내고 웃는다.
7-3. 진중하고, 감정적이며, 깊이감 있는 성향의 사람과는 상성이 맞지 않는다. 정확히는 그런 사람에게 약하기 때문에 본인이 먼저 피한다더라. 하지만, 원한다고 해서 다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
7-4. 운이 정말로 좋지 않았다. 주사위를 굴리면 숫자 1과 2만 나온다던가, 하는. 길 가다가도 물벼락을 맞거나, 제 선에서 맛있는 반찬이 뚝 떨어지는 경우도 허다했다.
7-5. 오컬트 관련된 것은 믿지 않는 편이다. 그런 것은 미신에 불과하다고. 때문에 공포 영화를 보아도 심드렁할 뿐. 깜짝 놀래키는 부분에선 흠칫, 떨기는 했다.
7-6. 색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거울을 보는 것 또한 꺼려한다. 내 머리 색이 무슨 색인지, 눈 색이 무슨 색인지 알 바야, 쓰레빠야.
[ 도 우리 ] 운생운사(運生運死). 나현고의 행운아와 악운의 사나이끼리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