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바늘, 자수용 색실세트.
보유 아이템
강아지털마냥 모질이 얇고 부드러운 백발에 안개낀 하늘처럼 흐리고 푸른 눈동자. 새하얗게 질렸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창백하고 흰 피부에 왼쪽 눈밑에는 작은 눈물점이 있다. 피어싱을 좋아해서 귀를 왼쪽에 3개, 오른쪽에 4개 뚫었는데 수업 중에는 전부 빼놓고 수업이 끝난 뒤에 다시 하고 다닌다. 지방질이 적은 편이라 손목이나 목울대 부근의 뼈나 근육이 유난히 더 도드라져보이고 장신이지만 마른 편이라 쪼그리고 앉아있거나 멀리서 보면 그렇게 커보이지 않는다. 초면인 사람이 가까이 가보고나서야 엄청 크다면서 놀라는 경우가 종종있다. 앞머리로 가리고 있어서 잘보이진 않지만 오른쪽 이마에서 관자놀이까지 닿을 정도로 사선으로 긴 흉터가 있다.
마치 공기같다, 라는 말을 자주 듣곤한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언제나 한없이 가볍고 무게감이 없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든 아니든간에 쉽게 끼어들어서 대화를 나누고 쉽게 웃음을 보이면서도 결국 딱 그정도.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을 검증이라도 하듯 적당히 대화를 나누고는 그것으로 끝이다. 나누는 대화의 무게가 가볍고 그 주변을 흐르는 공기가 희박하다. 언제든 바로 다른 사람에게, 다른 장소에게 갈 준비가 되어있다. 그 자리를 떠나서는 안된다는 마음이 들정도로 특정한 주제, 혹은 사람에게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경우가 적다. 아주 큰 흥미를 느끼지 않아도 무난하게 대화를 나누고, 또 큰 흥미를 느낀다고 해도 티를 내지 않다보니 그런 무게와 부담감을 상대방에게 지우지 않는다. 결국 흥미를 느낀다면 나중에 관련된 정보를 찾아봐야지, 하는 정도로 갈무리될 뿐 상대방에 대한 호감에 영향을 주는 경우는 적고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압도적인 비율로 그 정도의 옅은 무게감을 유지한다.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착이 적다. 적당히 어울리는 것은 좋아하지만 일체의 집착과 구속을 하지않고 자신이 당하는 것도 꺼린다. 어쩌다가 사귀는 사람이 생겨도 마찬가지. 인간불신이나 혐오냐고하면 그런것은 아니다. 사회에 대해서는 다소 염세적이거나 냉담한 부분은 있지만 인간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농도가 짙은 감정을 수반한 관계를 자신이 겪는 게 거북하고 거추장스럽다고 느낀다. 가벼운 감정은 서로 즐겁게 어울리고 적당한 때에 끊어내기에 아주 적절하고 감정은 무거울수록 구속이 된다. 그래서 영원히 지속될 강렬하면서도 애틋한 감정에 대한 갈망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단 연애뿐만이 아니라 친구 사이에서 느끼는 우정, 부모님이나 가족에게 느끼는 애정도 마찬가지다. 그저 홀로 자유롭고, 거기에 걸림돌이 되는 일이 없다면 그만이다. 이래저래 깊은 인간관계라는 것에 회의적이고 적당히 어울리는 것은 꺼려하지 않지만 지나치게 정을 주거나 의존하지 않는 방식으로 누구에게든 심적 거리를 두는 편. 겉으로 보이는 성격이나 행동치고는 상당히 내향적이고 피상적인 인간관계를 추구하며 자신의 감정은 물론 타인의 감정도 깊게 생각하거나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기 때문에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왜 그런 문제가 생겼는지 요점을 캐치하기까지 상당히 시간이 걸린다. 몇번 지적은 들어본 바 있지만 고칠 이유를 납득하지 못해서 무시 중.
사소한 것에도 금방 관심을 갖지만 깊게 빠지는 경우가 드물고 빠르게 질려하는 편이다.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까지는 여러번 접하지만 어느 정도 볼만큼 다 봤다 싶으면 아무리 흥미를 가지던 일이라도 미련없이 그대로 끊어낸다. 호불호가 아주 명확하고 어떤 것이든간에 그 호불호에 따라서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진다. 사람도 마찬가지. 기본적으로 예의를 갖출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리 싫어하는 물건이나 사람이라도 대놓고 욕을 하거나 비하하는 경우는 없지만 그냥 욕만 안썼지 입에 담는 말은 싫다는 말을 욕이 아닌 수많은 단어들을 조합해서 표현하고 있고 똑같이 미소를 입가에 올리고 있어도 눈길은 싸늘함 그 자체다. 좋아하던게 싫어지는 경우는 자주 있지만 싫어하던걸 좋아하게 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한다.
타인이나 외적인 것에 대한 기대감이나 집착이 없고, 반대로 외부에서 자신에게 갖는 기대감과 집착도 거부하는 반면 자기자신이 스스로 세운 원칙은 철저하게 이행하려고 한다. 외부보다는 자기자신, 즉 내면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스스로가 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진심으로 이것은 해내야겠다고 결정한 것은 해내야만 한다. 겉으로 보기엔 적당히 시류따라 움직이면서 별다른 신념도 규칙도 없이 유들유들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어떤 것보다 자기자신이 세운 원칙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길만큼 자아가 강하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엄청나게 고집이 세고 자존심이 강하다. 자기 자신만의 철칙이 굉장히 확고하다. 탕수육은 찍먹, 밥을 먹을 때는 언제나 물을 먼저 마시고 먹기, 마시는 물은 언제나 미온수, 샤워는 뜨거운 물같이 습관이나 생활방식같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크게는 진로에 대한 열의나 사상이나 신념도 굉장히 확고한 편. 상황이 여의치않으면 감안하지만, 지킬 수 있는 환경에서는 철저하게 지키고 방해요소를 제거하는 데에 열심이다.
호의는 받은만큼, 악의는 갑절. 혹은 그 이상으로 돌려줘야한다는 주의. 타인과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진득하게 얽히는 것은 좋아하지 않지만 오는 시비는 맞받아쳐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사소한 일에 발끈하거나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싸움을 거는 건 아니지만 일단 자신에게 시비가 걸리면 절대로 참거나 애둘러 교섭하지 않는다. 바로 똑같은 수준, 혹은 그 이상으로 돌려주는 바람에 그냥 무시하거나 적당히 대응하면 싸움까진 되지 않았을 일이 큰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잦다. 아무리 지적받아도 본인은 어디까지나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기 때문에 맞받아치는 것뿐인데 왜 자신이 지적을 받냐며 의문을 제기하곤 한다. 애초에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 감정이 잘 변화하지 않는 편이라 시비가 걸려서 화가 나거나, 억울해서 받아치는 게 아니라 난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그러니 이렇게 행동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취하는 행동이라 싸우는 도중에도 흥분하거나 화가 나있는 경우는 없다.
- 어머니가 규방공예를 겸하는 한복 디자이너로 누나는 어머니의 일을 물려받기 위해 규방공예와 한복 공부를 하면서 어머니의 작품을 전시회나 해외에 출품하거나 구매자를 접객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전통문화 브랜드로서 꽤 규모도 있고 일반인보다는 중산층 이상의 고위층이나 해외에 알려져있는 저명한 인사로 주로 작품을 만들고 판매용 물건은 개인의뢰를 받아 주문제작하는 것을 위주로 한다. 아버지는 변호사일을 하고 있으며 한복 제작을 의뢰한 것이 인연이 되어 연애결혼까지 했다고 한다. 부모님은 워낙 바빴기 때문에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고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에는 부모님의 곁으로 돌아갔지만 집안일을 담당하는 상주 파출부로 케어를 받는 대신 부모나 가족과 함께하는 일은 거의 없었고 현재도 마찬가지. 가족과 있는 것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더 좋아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보다는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걸 더 좋아한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건 즐겁긴 하지만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에너지가 소비되는 일이고 혼자있는 게 가장 완벽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 집안환경과 어머니에게서 비롯된 높은 수준의 손재주와 심미안을 가지고 있다. 1mm 수준이 아니라 미세하고 정교한 차이까지 알아보는 높은 수준의 관찰력, 그리고 물건의 미추와 가치를 쉽게 구분해내는 심미안을 가지고 있다. 예술작품을 보는 것도 마찬가지. 보는 눈이 좋다는 것은 자신의 손으로 해내는 결과물을 가늠하거나 만들어가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뜻이고, 손을 가지고 섬세한 작업을 해내는 신중함과 감각 역시 훌륭한 편이라 각종 예술작업과 공예, 즉 자수나 바느질도 능숙하게 해낸다. 그에게는 이런 공예작업이 최소의 노력으로 고효율을 뽑아낼 수 있으며 심신까지 다스릴 수 있는 최고의 소일거리. 그래서 이따금 마음을 안정시켜야하거나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질 때면 자수를 놓거나 뜨개질을 하거나 조각보를 만들곤 한다. 자수나 바느질을 하는 중에 남자가 무슨 바느질이냐면서 남녀차별적 발언으로 놀리면 자수놓던 바늘로 찌르려고 하니 요주의. 상당히 실력이 좋은 편이라 결과물이 예쁘고, 정작 만들고나면 어디 쓸일은 없어서 하나둘 모으다보면 산더미라 주변에 장식품이든 뭐든 만들어서 뿌리는 게 일상이다.
- 본인은 어머니의 일을 잇거나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전혀 없고 의대를 지망 중이다. 학과를 이과로 선택한 이유도 의대 진학을 하기 위해서. 의대 진학을 결심한 계기는 어릴 때 크게 다치는 바람에 병원신세를 진적이 있는데 그때 이마에 흉터가 생겼다. 워낙 상처가 크기도 했고 꿰맨 모양이 예쁘지 않아서 흉이 크게 남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때 내가 꿰맸어도 이렇게 흉터가 남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 게 의대 진학을 결심하게 된 첫번째 계기. 이마의 흉터가 컴플렉스라 언제나 앞머리를 길게 기르고 남에게 보이지않도록 신경쓰고있다.
- 의대를 지망하는만큼 성적이 굉장히 좋은데 타고난 두뇌빨로 단기간에 승부하는 타입이다.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단번에 머릿속에 집어넣어서 해치우는 쪽. 집중하고 있을 때에는 완전히 몰입해서 아무 소리도 못들을 정도인데 이렇게 집중하는 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끼거나 정말로 좋아하는 일일 때 두가지 정도다. 적어도 의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아주 확고하고 진지해서 언제나 높은 성적을 받도록 노력하고, 관련된 서적도 자주 읽고 있다.
- 아침에 약하고 밤에 강한 전형적인 올빼미 패턴. 시력이 굉장히 좋지만 자외선이나 햇빛이 강한 곳에서는 잘 보지못하고, 대신 밤눈이 아주 밝다. 눈이 자외선에 약한 것도 있지만 그냥 해뜬 날 돌아다니는 걸 굉장히 싫어한다. 그래서 돌아다니는 걸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노래방이나 오락실처럼 실내에서 노는 걸 좋아하고 야외활동을 꺼린다. 예를 들어 공원 산책이나 등산... 바다 등등. 원래 하얀 편이기도 하지만 종이를 연상시킬만큼 하얗게 질린 창백한 피부는 이런 인도어 성향도 한몫했을 것이다. 흐리거나 비오는 날은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하는 모양. 춥지만 않다면...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고 어지간한 폭염에도 끄떡도 하지 않는다. 기온이 20도 아래로 내려가면 푹신푹신한 담요를 몸에 둘둘 두르기 시작한다.
[ 배 주예 ]
같은 이과 3학년으로 의대를 목표로 한 스터디 그룹을 하면서 가까워진 친구. 주예가 비속어를 쓰면 문휘가 이쁜 말을 쓰라며 말하고 그럼 어김없이 너나 잘하라는 말이 날아오는 등 티격태격하기도 한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어서 나눌 수 있는 이야기도 많은데다가 성격면에서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아 꽤 호감을 가지고 대하는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