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 에어팟
스티커 뭉치
보유 아이템
새침한 인상. 자그맣다. 꼭 맞는 사이즈의 교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었다. 평범한 가운데 종아리까지 길게 내려오는 치마가 그나마의 특이점. 겉옷은 가디건, 후드 등을 돌려입는다. 발목 위로 올라오는 양말에 교내에서는 흰 실내화, 교외에서는 검정 구두를 신는다.
무던한 / 개의치 않는 / 한결같은 / 똑부러지는 / 영역동물
올라간 눈매와 웃음기 없는 표정 때문에 언뜻 깍쟁이 같아 보이나 속내는 뾰족함보단 둥긂에 가깝다. 모나지 않고 무던한 성격으로 학교 안팎의 어느 사회에나 무난히 스며든다. 내향, 외향의 구분 없이 혼자 있는 시간과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 모두를 중시하며, 둘 다에서 에너지를 얻는 올라운더.
사람을 좋아하지만 호감만큼의 관심을 갖지 않는다. 말해주지 않는 사실을 구태여 알려 하거나, 섣불리 짐작하려 들지 않는다.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것만 받아들이며, 그 외는 고려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란 문구는 예나솔과 거리가 있는 말인 셈이다. 대개의 일들에 개의치 않는 태도를 보이고, 무언가 문제가 생길 징조가 보이면 그때그때 대화로 풀어나가려 한다. 꽤나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기 때문에 섬세함이 부족하단 게 단점이라면 단점.
영역동물이 으레 그러하듯 제 영역을 엄격히 정해놓고 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아침 수업이 시작하기 삼십 분 전 교실에 도착해 건강체조를 한다든가, 도서관, 식당에서 늘 같은 자리에 앉기, 매일 점심시간 교내를 순회하며 화분 체크하기 같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나, 그것이 거의 일 년간 지속되는 일이라면 그의 일관됨에 칭찬 도장이라도 찍어줘야 할 바다. 기숙학교의 한정된 공간과 정해진 시간표 속에서도 눈에 띄게 일관된 행태를 보인다. 한결같다는 수식어가 어울릴 것이다.
[학교생활]
상위권 학생. 선행학습으로 이미 고등학교 3학년 과정까지 공부를 한 번 마친 터라 여유로이 학업에 임하고 있다. 방과 후 부 활동을 장려하는 나현고에서는 드물게도 부 활동에 참가하지 않는다. 자신은 이미 충분히 바쁘다며 주변의 권유도 마다한다.
[관엽식물 키우미]
몬스테라 등 녹색 관엽식물 기르기가 취미. 처음에는 기숙사와 교실에만 가져다놓고 길렀으나, 이제는 자습실, 도서관 같이 행동 반경 내에 들어가는 곳까지 손을 뻗쳐, 예나솔의 발 닿는 곳은 온통 녹색 식물이 가득하게 되었다. 빈 시간에 학교를 돌며 화분을 소중히 관리한다. 졸업할 때 즈음엔 온 학교를 화분으로 뒤덮을 심산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인터넷으로 각종 식물을 주문하고 있다.
[스티커 붙임이]
각종 스티커를 긁어모으다시피 구매해선 아낌없이 붙이고 뿌린다. 소지한 대부분의 물건에는 물론이고 교실 벽, 사물함, 눈에 잘 띄지 않는 벽 모서리까지 스티커로 도배했다. 주변인에게도 '식판을 깨끗히 비웠다'나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안 들키고 훌륭하게 잤다' 등의 터무니없는 핑계로 스티커상을 수여한다. 그렇게 지내길 몇 달, 자신의 것도 모자라 주위 사람들의 교과서 표지까지 스티커로 채워지자 새로운 희생양을 찾아나섰고, 최근에는 보물찾기처럼 교내 곳곳에 스티커를 숨겨놓기 시작했다. 가장 좋아하는 스팟은 도서관 책들 사이사이. 페이지들 사이에 아직 뜯지 않은 새 스티커를 한 장 두 장 넣어둔다. 그리고 나중에 펼쳤을 때 스티커가 사라진 걸 보고 미미한 희열을 느낀다.
[영역표시]
사실, 식물 키우기나 스티커 붙이기는 나현고에 들어오고 나서 새로이 생긴 취미이다. 예나솔은 고등학교 입학 전, 16년 평생을 같은 지역의 같은 동네, 같은 집에서 살았다. 때문에 홀로 가정에서 떨어져 나와 기숙학교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데 두려움을 느꼈고, 실제로 학기 초에는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해 불면증이 있을 정도였다.
한참을 고민하던 중, 생활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까 작은 화분을 하나 들였고, 그게 제대로 효과를 보임과 함께 새로운 취미가 되었다. 이후로 자신이 학교에 맞추기보다 학교를 자신이 적응하기 쉬운 장소로 만들기로 생각의 방향을 바꿨다. 땅따먹기 내지 영역표시와 같은 느낌으로 자주 가는 장소에 좋아하게 된 물건들을 잔뜩 가져다놓은 다음, 좋아하는 것들을 계기로 그 장소에도 차차 친숙해지길 도모했다. 말하자면, 화분과 스티커는 예나솔의 토템인 셈이다.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지만, 덕분에 마음이 편해졌으므로 이 정도는 당연히 감수할 바라 생각한다. 규칙적인 생활도 같은 이유에서 기인한 일이다.
덕분에 교내는 익숙해진지 오래이나, 예나솔에게 학교 밖은 아직 좀 어렵다. 아주 가끔 본가에 돌아가는 게 아니면 학교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외출한 횟수를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일은 학교 내부 시설과 택배, 배달로 해결한다.
[ 유 다진 ] - 착한 룸메이트 선배 언니
두 사람 모두 조용하고 무난한 성정인 탓에 별다른 갈등 없이 잘 지내고 있다. 한때 나솔이 기숙사방에 무분별하게 화분을 갖다놓느라 문제가 불거질 뻔하였으나... 적당한 선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솔은 이게 전적으로 다진의 관용적인 성격 덕이라고 여긴다. 솔직히 그때는 자신이 너무했다.) 한창 예민할 시기인지라 한 번이라도 화를 낼 법 한데도 유도리있게 넘어가는 다진을 무지 보살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다진을 배려해 최대한 몸 사리고 조용히 생활하는 중. 다진이 졸업할 때까지 좋은 룸메이트로 남고 싶어한다.
[ 이 호선 ] - 같은 반 짝꿍
옆자리에 앉게된 걸 계기로 가까워졌다. 이외의 조합인 듯 싶지만 정작 둘은 잘 어울려 다닌다. 성격이나 선호 면에서 잘 맞는다고. 자신의 직설적인 언사를 불쾌해하지 않는 호선에게 고마움과 편안함을 느낀다. 가까워지고 나서 생긴 하나의 변화는 호선의 책상에는 나솔이 준 스티커 판이, 나솔의 책상에는 군것질 상자가 생겼다는 것. 일관성을 중시하는 나솔이나, 이 작은 변화는 매우 기껍다. 종종 호선에게 공부를 가르쳐주거나 식사를 같이 하며 어울린다.